[나.영.선] 어느 영국 대학생의 1학년의 혹독한 신고식 | "영국식 공부"의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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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약대 마음가짐이라는 제목으로,
영국 약대 1학년을 직접 경험하면서, 느낀 영국식 공부에 대한 글입니다.
생생한 영국 대학교 교육을 반영하는 것 같아 나의 영국 유학 선생님의 제 글을 대신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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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약대 1학년, 나는 왜 이리도 힘들었나
영국 약대 1학년을 마치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나만 이렇게 못하고 있나?”
수업을 들으면 들을 수록 또 실습을 하고 돌아 다닐 수록 이거 아닌 거 같은데 ,이상하게 계속 나만 뒤처지고 있는데 라는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 습니다..
입학 전의 나는 꽤 자신 있는 편이였습니다..
공부도 나름 해봤고,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말도 믿고 있었구요..
솔직히 말하면
영국 약대라고 해도 결국 공부는 공부니까
누가 더 오래 앉아 있느냐의 싸움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에 가는 빈도와 시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고 모든 수업의 내용을 이론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닫는 데
한 학기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균열은 첫 시험이 있는데요..
분명 시험 전까지는
할 수 있는 만큼 준비했다는 확신이 있었고.
강의 슬라이드도 여러 번 봤고,
정리도 했고,
중요해 보이는 부분은 외웠다고 생각 했었습니다.
그런데 시험지를 펼치자마자
이상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 했습니다..
‘이건 내가 준비한 시험이 아닌데?’
문제가 객관적으로 어렵나? 보다는
내가 생각해온 ‘공부의 방향’과
시험이 요구하는 방향이
완전히 어긋나 있었습니다. 난이도와 별개로 생각을 많이 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 스타일에 적지 않게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부터는.
강의실에 앉아 있으면
이런 생각이 자주 들기 시작했다.
“다들 이해한 것 같은데
나만 놓치고 있는 게 있나?”
이상한 건,
주변을 보면 다들 여전히 평온해 보인다는 거였습니다.
질문하는 학생도 있고,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도 있고,
심지어는 수업을 들으러 오는게 즐거워 보이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나는 점점 조용해졌고. 강의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약대 내용들이 힘들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영어도 아니고,
과목 난이도도 아니었습니다.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말을
믿어왔기 때문이었다.
더 많이 외우는 걸 열심히라고 배워왔고,
틀리지 않는 걸 잘하는 거라고 배워왔습니다.
하지만 영국 약대에서는
그 기준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의 공부는
얼마나 많이 외웠느냐보다
무엇을 이해했고, 그걸 어떻게 써먹을 수 있느냐를 계속 묻는 것입니다.
강의에서 배우는 내용은
시험에 나오기 위한 재료라기보다는,
생각을 시작하기 위한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같은 내용을 배워도
누군가는 “이게 시험에 나오겠네”라고 정리하고,
누군가는 “그럼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국 약대는
두 번째 사람의 사고 과정을 훨씬 더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크게 달랐던 건
질문을 대하는 태도였는데
질문은
모르는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려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분위기.
틀린 질문이라는 건 거의 없었고,
오히려 질문이 없을 때
“정말 이해한 게 맞나?”라는 시선을 받았다.
처음에는 그게 부담스러웠습니다.
이해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말을 꺼내는 게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자주
“이건 이해했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고 넘어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가장 위험한 순간들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국 약대에서는
‘이해한 척’이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흐릿하게 이해한 부분은
SJT(Situational Judgement Test , 특정상황에 대한 판단 테스트) 에서, 질문에서, 시험에서
반드시 드러납니다.
외워야만 하는 구간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맥락 없이 암기한 지식은
응용 문제 앞에서 바로 무너진다는 것을 몸소 경험 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게
공부의 일부가 된다고 느꼈습니다..
이건 정말 이해한 건지?
아니면 그냥 익숙해진 건지?
누가 물어보면 설명할 수 있는지?
이 질문을 피할수록
공부는 쌓이지 않는 다고 생각 합니다.
이걸 깨닫는 데
저는 1년이 걸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만약
앞으로 영국 약대를 준비하는 학생이 있다면,
딱 이것만은 꼭 말해주고 싶은데요.
첫째, “열심히 한다”는 말을
조금 의심해봐도 좋다.
오래 앉아 있는 시간보다,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이 스스로에게 질문했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둘째, 이해가 안 된 채로 넘어가는 습관은
최대한 빨리 버려야 한다.
영국 약대에서는
그게 나중에 반드시 발목을 잡습니다..
셋째, 질문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질문은 자신이 이 수업을 못따라가고 있음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이 약대에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영국 약대의 수업량은
다른 전공들에 비해 확실히 많은 편입니다,
시간표도 꽤 타이트하고요..
하루하루만 놓고 보면
모든 수업을 항상 제때, 완벽하게 따라간다는 건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미리미리 해두지 않으면
어느 순간 감당하기 어려운 양이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이건 각오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저에게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많은 학생들이 약대를 지원하고 졸업을 하기 때문에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약대 생활은
한 번에 잘하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조금 앞서가고, 조금 놓치고, 다시 따라잡는 과정의 반복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완벽하게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흐름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이
오히려 오래 버티게 해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시간을 지나치게 두려움 속에서 보내지 않는 것인 거 같아요.
영국 약대는 분명 빡빡하지만,
동시에 생각보다
많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고,
질문할 수 있고,
틀릴 수 있고,
그 과정 자체가 평가받는 곳이니까요.
그래서 나는
이제 약대 생활을
‘버텨야 할 시간’이 아니라
‘익숙해져야 할 리듬’으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국 약대 생활을 하면서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시간을 받아들이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기준을 내려놓고
어떤 태도를 새로 가져가야 했는지를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제 글이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기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게 많은 사람들을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어느 곳에서 대학을 입학 하기가 쉽냐?라는 겁니다.
또한 저를 포함해서 유학원들이나, 특히 영국 교육을 직접 경험한 적이 없는 분들은
A레벨과 파운데이션으로는 영국입학은 매우 쉽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영국 공부는 입학을 비록 쉬울지라도,
쉬운 대학입학을 찾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교육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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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영국 교육은 "진심으로 자신의 전공을 좋아 하는 사람"을 위한 교육이라는 생각합니다.
2026년 3월 15일
유학생의 글에 도움을 받아,
사람사랑 이선오 씀





